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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책] 죽은 철학자의 살아있는 인생수업 /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지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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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철학책을 하나 읽었다.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일본에서 유명한 철학자로 국내에서는 《니체의 말》의 저술자로 잘 알려져 있다. 《니체의 말은 시라토리 하루히코가 니체의 저술들 중에서 몇 가지 토막글들을 모아놓은 책인데(그래서 지은이는 니체, 엮은이가 시라토리 하루히코로 되어있다), 니체의 글을 읽기는 귀찮지만 니체의 생각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완벽한 책이다. 

 

이런 토막글만 모아놓은 책은 사실 가벼워보일 수도 있고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반기지 않을 수도 있는데, 사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같은 책을 읽다 보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그냥 넘기고 읽게 된다. 이렇게 몇몇 부분을 넘기고 읽게 되면 정작 중요한 부분까지 지나치게 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니체의 말》은 이런 의미에서 니체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죽은 철학자의 살아있는 인생수업》도 철학 입문자들을 위한 친절한 철학책인데, 시라토리 하루히코와 대만의 철학자인 지지엔즈가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책이다. 쉬운 예시를 들면서 설명해줘서 철학 입문자들을 위한 강의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익히 들어본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시작해서 쇼펜하우어, 니체를 지나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소쉬르나 프롬까지,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을 다루고 있다. 

 

아직까지도 철학이라는 것은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이 우리가 먹고사는 삶과는 굉장히 동떨어져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죽은 철학자의 살아있는 인생수업》을 읽어보면 철학은 '우리는 왜 사는가'라는 관념적인 질문 외에도 '어떻게 사는게 바람직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삶을 살면서 마주할 질문들, 혹은 바쁜 삶에 지쳐 외면하고 있는 질문들에 대하여 여러 철학자들 나름의 답을 듣고, 스스로의 생각을 완성시켜 외부 환경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자아를 만들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한 인생을 손에 넣는 데는 많은 돈보다 사람들과의 교제능력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들과 왕래하며 돕고, 서로에게 신경을 써주고, 잡담을 나눌 수 있으면 즐겁게 살 수 있다는 것이죠.(p.59)

기쁨이란 정태적이고 지속적인 즐거움을 말합니다. 이런 종류의 감정이야말로 행복감과 이어져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평소에 정신적인 기쁨이 아니라 욕망에 내맡긴 쾌락을 추구하는 일에 익숙합니다. 쾌락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 또 하나는 불행을 초래하는 것입니다. 쾌락보다는 기쁨을 추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기쁨은 어렴풋한 것이지만 만족감을 길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감각기관으로 맛보는 쾌락이 아닌 온전한 만족감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어줍니다. (p.61)
태어날 때부터 잔혹한 인간은 없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선한 인간도 없습니다. 악행을 저지르기에 잔혹한 인간이 되고, 선행을 하기에 선한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행동을 통해서 그때그때 자신을 창조해나갑니다. (p.250)

행동은 창조와도 같습니다. 현실의 자신을 만들어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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